2011 제주도 자전거 여행 3
배에서의 하루 저녁을 보냈다.
역시나 낯선곳에서 잠을청하기란 쉽지 않은가보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니 어느새 제주도에 거의 다다른듯 싶다.
5시 30분쯤에 눈이 떠진다. 평소에는 떠지지도 않던눈이 오늘은 번득 뜨인다.
눈을 뜨자마자 ‘밖에 비오나?’ 하는 불안감부터 든다.
비오면 뒤집어쓰고 달릴 튼튼한 우의도 준비하긴 했지만 우의를 쓰고 달리면 그만큼 체력소모가 크기 때문에 비가오지 않길 바랬다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있었다.
음. 우의 뒤집어쓰고 달려야겠군
그런데 멀리 제주도가 보일때쯤이었다.
갑자기 줄어드는 빗줄기
‘어!!’, ‘어??’
비가 그쳤다. 제주도 내리기 전 5분전에 비가 그친거다.
행운도 이런 행운이 없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내가 제주도 도착하는 당일까지 꼬박 2~3주동안 비가 쉬지않고 내렸다고 한다.
참 하늘이 도왔다.
제주도 여행하는 2박 3일동안 하늘은 나에게 지나가는 소나기를 빼곤 한번도 비를 뿌리지 않았다.
제주항에 도착하여 같은 객실 분들께 작별을 고하고 힘찬 페달을 시작한다.
제주도 자전거 일주는 반시계방향으로 해야한단다.
그래야 해안도로를 따라 돌면서 구경도 할 수 있고 사고 위험도 적단다.
핸드폰상의 지도가 안내하는 방향으로 힘차게 출발!
힘차게 페달질을 해가며 언덕을 하나 넘어 내리막 중반에 다다랐는데 웬지 이상하다. 감이 안좋은거다
핸드폰을 살펴본다. 이정표도 주의 깊게 살펴본다. 음....
잘못왔다!!!
거의 3~4km정도 반대로 왔다. 젠장!
반대로 돌아갔다.
군대있을때 행군로를 잘못가서 "Back!!!" 했던기억 새삼 떠오른다.
이제 바른길에 진입해서 페달링한다.
이제야 제주시내와 저멀리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아직 이른아침이라 출근하는 직장인 등교하는 학생도 많이 보인다.
그래 '나는 관광객이야' 하는 생각에 페달에 더욱더 힘을줘본다.
그러나 얼마못가 하체에 힘이 빠진다.
그렇다.
아침을 못먹었다.
배에서 아침을 해결하려고 했지만 아침은 안하더라
일단 최대한 멀리 가본다 밥이란게 빨리 먹으면 빨리 배고픈법
그리하여 멀리 간다고 갔지만 얼마 못갔다. 배고파서 ..
길거리에 있는 동태탕집에 들러 아침을 먹었다.
주문하면서 깜짝 놀란건 카운터에 있던 주인아저씨가 임재범과 꼭 닮았다는 사실이었다.
사진촬영을 부탁할까도 했지만 같이 일하시는 아주머니한테 잔소리를 들으셔서인지 호랑이 얼굴을 하고있으셔서 참기로 했다.
첫날 목표지점은 차귀도다
차귀도에 뭐가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차귀도 배낚시 체험이 있다고 해서 그냥 무작정 가기로 했다.
첫날 목표거리 80km
차귀도까지의 거리 50km
무작정 달렸다. 중간 쉬는 타임에 초코바를 하나 먹어주고 달린다.
차귀도가 얼마남지 않은곳에서 제주도 한경119안전센터가 보인다.
물통에 물을 담는다는 핑계로 사무실에 들러볼생각
“안녕하세요 강원도 직원입니다. ^^ ”
“어서오세요 ^^ ”
센터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반갑게 맞이하신다.
소방관이라는 일을하는 사람들이 전국에 있어 새삼 기분좋고 뿌듯하게 느껴진다.
전국민이 소방관이었으면 하는 어이없는 생각해본다
시원한 물을 물통에 받아놓고 사무실 쇼파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의 관심사
3교대, 수당, 근무환경등....
다시한번 느낀거지만 소방서에 웬 행정업무가 그렇게 많은지
이런저런 일상적인 대화가 오가는 중에도 다른직원분은 업무와 근무일지 작성에 바빠보이셨다.
그런데도 30분을 넘게 떠들다 나왔다
암튼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출발
1차 목적지인 차귀도 부두에 도착한다.
배낚시체험 배가 12시 출발예정이라 접수하고 잠깐의 휴식후에 배낚시 체험 출발
통통배를 타고 20여분 바다로 나아간다.
멀리보이는 끝없는 바다와, 차귀도, 풍력발전기
풍력발전기가 대관령에만 있는줄 알았는데 제주도에도 있다.
하긴 바람많은 제주도니 풍력발전기 있는게 이상할게 없다
낚시지점에 도착하여 간단한 설명후 냉동새우를 먹이로한 낚시질 시작
낚시는 의외로 어렵지 않았다.
새우를 바늘에 꿰고, 던져넣고, 흔들흔들, ‘툭,툭’하는 느낌이오면 벌써 새우는 없다. 타이밍이 관건이다.
여기저기서 한두마리씩 낚아 올린다.
나도 몇 마리 낚아올리고...
인증샷?
배에는 남녀커플만 넘쳐나고, 나는 혼자고...
용기내어 다른커플에게 인증샷 부탁해서 한 장 올려본다.
얼음!!!
절대 다음부턴 혼자오지 않으리 ㅜ.ㅜ
낚시체험을 마치니 오후두시
뱃속에선 밥달라고 난리!
낚시체험 접수한 가게로 점심을 먹으러간다.
메뉴는 매운탕. 가격 8000원
그런데 옆에 ‘ 낚시체험에서 잡아온 고기를 가져오시면 6000원입니다.? ’라고 써있다.
그러고 보니 아까 배에서 잡았던 고기를 가져왔으면 6000원인데 안가져왔다.
어쩔수없이 제가격주고 매운탕 시식.
그런데 이건 뭐 생선찌게에 가깝다.
혼자가서 밥먹고 사진기로 사진찍다보니 남자녀석이 뭐하는짓인지 ㅋㅋ
그래도 꿋꿋이 찍는다.
손님이 몇 없었기에 ...
식사를 맛있게하고 물통에 물도채우고 염치없이 이빨닦는다고 가게에 치약좀 얻으려하니 익숙하신듯 건네주신다.
나같은 녀석들이 많은듯 하핫!
식사후 짐꾸리던중 제주도 해녀를 처음봤다.
재빨리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해녀들의 평균나이가 높음을 새삼 느낀다.
이제남은 거리는 30km
시간여유가 있어 슬슬 페달을 밟는데 오후 맞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페달을 밟아도 제자리 걸음인듯 엎친데 덮친격으로 핸드폰 gps가 제정신이 아니다. 젠장!
네거리에서 멈춰서 생각중인데 저뒤에서 누가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온다.
“안녕하세요 ^^“
제주도에와서인지 몰라도 안녕하세요가 어렵지않게 나온다.
이친구 알고보니 안양이 집이고 자전거 전국일주 하기전 맛뵈기로 제주도 일주에나선 25살 대학생
이래저래해서 같이 가자고 하니 흔쾌히 응한다.
같이 하면 모든일이 수월하다. 아까의 맞바람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헤쳐나간다.
첫날 이친구 덕분에 오후여정이 어렵지 않았다.
둘째 목적지는 제주도 중문관광단지 대학교 친구녀석이 제주도 살고있어 그곳을 목표로 했다.
이녀석 복학해서 2학년 같이 다닐때 친한녀석이었는데 어찌하다보니 제주도에 와있다.
자주보면 좋을텐데 다들 직장잡고 결혼하고 자기생활하다보니 다 그렇게 되나보다
연락하고 얘기하다보니 숙소를 못잡았다는 말에 자기 집에서 자고가라는 말에 못이기는척 첫날 저녁을 보냈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