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제주도 자전거 여행 6
지금 시간에 우도에 들어간다면 오늘은 우도에서 1박을 할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
"저기 괜찮으시다면 우도에서 방 같이 잡으실래요"
“방값 얼마나 하죠? 방값 비싸면 저는 그냥 텐트 치고 자려고요”
“....”
그친구 뒤로 보이는 짐중에 1인용 텐트가 보인다.
음... 강적이다.
곧 배가 출발한다.
다시 우도행 뱃편에서 낯선친구에게 말을 걸어본다.
이친구 나이는 24살 거제도가 집이고 한달넘게 자전거 전국일주 투어중 마지막으로 제주도에 왔단다.
시간도 늦었으니 우선 우도에 들어가서 방을 알아보자고 제안한다.
일단 흔쾌히 동조해주는 친구
우도에서 제일 먼저 들어간 민박집을 잡았다. 가격은 3만원
너무싼게 아닌가 하지만 마지막 배로 들어가는 우리를 마다할 주인집이 아니었다.
우리마저 그냥 보낸다면 하루를 공칠테니
방을 잡고 이친구와 우도를 한바퀴 돌아본다.
우도란곳 누가 그랬던가 ‘제주도에서 우도를 돌아보지 않는다면 제주도를 본게 아니라고’
자전거로 우도를 돌아보는 시간이 너무나 좋았다.
누군가와 같이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고 편안하고, 멋진 풍경을 바라보는 느낌
제주도에서 가장 편안한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우도를 거의 다 돌았다는 느낌이 들 즈음 자전거 뒷바퀴에서 전해지는 이상한 느낌
“펑크”다
제일 걱정했던 부분인데 이제와서 펑크가 나다니
할수없이 숙소까지 걸어가게되었다. 그러나 우도에서는 이마저도 좋았다.
편안했다고 해야겠지...
다만 숙소까지 걸어올때의 심정은 배가 고플때까지 고파버린 나에게 쉽지않은 여정이었다
이럴때면 항상 군대 행군때 먹었던 건빵이 생각난다.
졸린잠을 쫓고 허기진배를 채우기에는 건빵이 최고였지
숙소로 돌아와 허기진배를 채우기위해 라면을 끓이고 마음씨좋은 주인집 공기밥(솔직히 달라고 조름)을 말아 정신없이 해치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어...
식사후 이어지는 시원한 소맥한잔과 이런저런 얘기들.
그리고 잠을 청했으나...
모기 때문에 제대로된 잠을 이루기 어려워 새벽에 깨서 모기잡고 난리 부르스를 췄다.
그렇게 2틀째 여정을 마치게 되었다.
3일째 되는날
제주도의 마지막 여정이 시작되었다.
나는 아침일찍 먼저 나오게된다.
어제 펑크난 자전거 수리에 마음이 조급하다. 수리가 늦어지면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배에 올라타서 시작되는 셀카질
아~ 나는 이때 내얼굴이 이랬는지 알지 못했다. 단지 얼굴이 부은거 같고 조금 땡.땡.한 기분뿐이었는데...
어제 먹은 라면과 맥주가 대폭발을 일으켰나보다
자전거를 끌고 제주행 배에 몸을 싣는데 할아버지 네분이 타고 있으신 용달차가 보인다.
‘이 용달차 할어버지께 항구에서 자전거포집이 있는 시내까지 부탁해도 되겠지’
조심스레 사정을 얘기하니 친절하신 제주도 할아버지가 흔쾌히 태워주신다.
친절하신 할아버지께서 성산에있는 자전거포집까지 데려다 주신다.
그러나 자전거포집 사장님은 가게를 비운상태
자전거포 집 앞 오토바이집에 얘길하니
“그아저씨 일하기 싫은가봐 자주비워” 하신다.
사장님과 통화를 하니, 병원 진료차 가셨는데 오후에나 들어오신단다.
빨리 오셨으면 하는 어필을 해보지만 아저씨는 어떻게든 오기 싫어하는 눈치다
사정을 이야기하니 어디쯤에 오토바이집이 있는데 얘기하면 때워준단다.
물어물어 도착한 오토바이집에서 펑크를 떼운다.
자 펑크도 떼웠으니 이제 목표는 ‘만장굴’이다.
만장굴로 출발하기전 비상식량 구입
역시 비상식량은 초코바가 최고
마음도 든든하게 출발~
열심히 페달을 밟아 만장굴에 다다른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뭘까?”
“‘카메라’, 카메라가 없다.”
이런 젠장 어디다 놓고왔지? 불안감이 엄습한다.
올것이 왔구나 벌써 이런 징조는 몇 번째 계속됐다.
첫날 물을 담았던 음료수통을 음식점에서 놓고오면서 시작된 물통 분실은 벌써 3개째 반복되었고 이제는 카메라가 없다.
재빠르게 머리를 굴려 어제 같이 묵었던 동생에게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는다.
이걸 어째 하는데...
카메라가 보인다.
이런 바보같은...
그때 그때 사진찍으려 짐받이 뒤편 짐과 함께 고무밴딩을 했는데 고무가 늘어지면서 시야에서 안보이는걸 없어졌다고 순간 당황을 한것
가슴을 쓸어내리며 만장굴로 출발
만장굴 올라가는길 혼자 우산을쓰고 걸어가는 여자분 발견
말을 걸어본다. 이제는 모르는 사람에게 말거는게 어렵지않다. 이제 여행에 익숙해져 가는가 보다.
이 여자분 서울사람인데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고 홀홀단신 여행을 내려왔단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 참 많다.
자전거를 끌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어느새 만장굴 앞에 도착
뒤따라오는 동생을 기다리니 아가씨가 말을 건넨다.
“저 먼저 들어갈까요?”
“아! 저는 동생 기다려야되서 ...”
“..... ”
멀어져가는 여자분
‘뭔가...’
동생이 왔다.